‘노코드(No-code AI)’로 열어가는 ‘모두의 AI’, #DILIVE 3/7: 코딩없이 AI를 공부할 수 있다고?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관심은 뜨겁다지만 정작 그 속내를 제대로 들여다 본 사람이 적다보니 확신보다 의문이 더 큰 요즘이다. 그러다보니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직업을 대체한다던데..?’,‘일론 머스크의 말처럼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하는 날이 정말 오고 있는 것일까?’ 같은 극단적인 질문들이 자주 등장한다. 인공지능이 추천해주는 콘텐츠를 보고, 인공지능 기반의 광고를 접하며 더 근원적으로는 알게 모르게 여기 저기 인공지능이 적용된 플랫폼 속에 살아가면서도 대부분의 비전공자, 비개발자의 생각은 아마 대부분 여기서 머물고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 알려면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
그 옛날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 때는 자동차에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지붕, 유리창 같은 게 없었다고 한다. 겨울엔 두꺼운 방한복이 없으면, 비오는 날에는 우산이나 비옷이 없으면 자동차 안에서 낭패를 봐야 했다. 자동차가 달릴 도로도 마땅치 않았단다. 험한 길을 달릴 땐 삽이나 톱 같은 것들도 가지고 다녀야 했던 이유다. 사람들이 자동차를 타고 불편함을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가솔린 자동차가 나왔고 자동차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비슷한 맥락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의문을 확신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의 ‘대중화’가 필요하다. 눈도 맞아보고 비도 맞아보며 때로는 없는 길을 내보기도 하며 ‘아 인공지능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체험해보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결국 모두가 인공지능을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진부한 문장이 이만큼 잘 어울리는 영역도 없다.
DILIVE: 코딩없이 AI를 공부할 수 있다고?
요즘이야 개발자가 아니어도 코딩을 공부하곤 한다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일반인들에게 ‘인공지능’은 먼 얘기인 이유는 ‘코딩’ 때문이다. 개발자의 영역에서 접근 가능하다고 믿는 것들의 장벽에 가로막혀 그저 누군가가 씌운 프레임 속에서 인공지능을 이해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코딩이 전혀 필요없는 ‘노 코드’가 주목받고 있는 요즘이다. 소수의 방송국만 만들던 방송을 이제 ‘1인 미디어’가 만드는 것처럼 인터넷 상에서 무언가를 만드는 게 더 쉬워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제조자가 되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1%의 엔지니어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도 아이디어를 컴퓨터로 구현할 수 있는 세상이 온 것이다. 파워포인트에서 애니메이션 기능을 끌어다 쓰고 엑셀에서 복잡한 수식을 버튼 몇 개로 해결하며 영상 편집을 할 때 이미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통해 간단하게 누구나 편집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인공지능에도 ‘노코드’라는 새로운 물결이 흘러오고 있다.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데이터 지능 Live의 세번째 주제 ‘코딩없이 AI를 공부할 수 있다고?’는 이런 트렌드를 점검하고 알리기 위한 토론의 장이었다.
코딩없이 인공지능을 공부할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인공지능을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지평이 열리는 셈이다. 이런 뜻을 가지고 노코드(No-code)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커먼컴퓨터 PM 김대성님과 인공지능 개발자 김병학님, 데이터 지능 팟캐스트 운영자 김진영님이 토론을 진행했다. 약 100 여 명의 참여자와 함께 했다.
김진영님은 데이터 과학자다. 데이터 지능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헬로 데이터 과학’의 저자다. 김병학님은 현재 실리콘밸리 헬스케어 AI 스타트업 알파헬스(Alpha Health)에서 머신러닝 기술 연구 개발을 이끌고 있다. 김대성 PM은 네이버랩스 UX 디자이너,삼성전자 무선 UX 디자이너 등을 거쳐 커먼컴퓨터에 합류했다.
우리는 AI를 꼭 배워야 할까?
가장 먼저 논의되어야 할 영역은 ‘교육’의 영역이다. 인공지능은 여전히 대부분이 AI를 연구하는 학자나 개발자들의 영역이니 말이다. 우리는 AI를 꼭 배워야 할까? 배워야 한다면 그 목적은 무엇이며 현재 가능한 교육 수단과 방향성을 짚어보는 것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일일 것이다.
인공지능을 알아야 하는 가장 직관적 이유는 기술의 발전 트렌드와 가능성을 인지하기 위해서다. 깊숙한 알고리즘까지 들어가지 않더라도 필요한 기술을 제 때 배워 쓸 정도의 소양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진영님은 외국의 경우 구글 트렌드 검색량에 딥러닝 이외 머신러닝이나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한 것도 많이 잡힌다고 짚었다. 그만큼 관심이 골고루 분산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딥러닝 중심의 커뮤니티와 교육 시장 위주다. 머신 러닝은 알고리즘을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분석을 통해 학습하며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판단이나 예측을 하는 것이다. 의사결정에 대한 지침을 소프트웨어에 직접 코딩을 해준다기 보다는 대량의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통해 컴퓨터 그 자체를 학습시켜 작업 수행 방식을 익히게 하는 게 목표다. 딥 러닝은 인공신경망에서 발전한 형태의 인공지능이다. 뇌의 뉴런과 유사한 정보 입출력 계층을 활용해 데이터를 학습한다.딥러닝이 많은 영역에서 좋은 성능을 나타내고 있지만, 전통적인 머신러닝이나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및 알고리즘의 결과물을 꼼꼼히 살피는 데이터 분석도 여전히 중요한 주제라고 언급했다.김병학님이 제시한 교육의 사례도 인상 깊었다. 1960년대 부터 인공지능 연구를 선도해 온 MIT 미디어랩은 초중등생들이 인공지능을 여러 의견들중의 하나로 여기고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통한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인공지능 관련된 최신 연구 동향과 더불어 아이들이 공동 작업을 통해 인공지능을 알아가는 프로젝트 기반 활동, 소프트웨어 도구 등을 담았다. 구글 익스페리먼츠 등 다른 인공지능 교육 리소스로 바로 접속할 수 있는 채널도 제공한다. 1960년대 부터 인공지능 연구를 선도해 온 MIT는 플러그드와 언플러그드 학습 접근법을 혼합하는 것을 강조한다. 즉,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도 아이들이 AI가 어떤 것인지, 사회적 영향은 어떤지 교육하는 것이다. 구글 역시도 코딩이 없이 인공지능을 체험할 수 있는 Teachable Machine 등이 있다. 이런 툴들을 활용한 교육이 사회 저변에 확대된다면 인공지능의 대중화와 공론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대성님은 기계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기계는 더 이상 정답 또는 정해진 기능만을 내놓는 것이 아니다. 통계적 확률에 기반한 결과를 내놓고 있다. 과거의 패러다임이 인간과 컴퓨터와의 상호작용(Human Computer Interaction) 이었다면 이제는 인간과 인공지능 (Human AI Interaction)의 상호작용으로 그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이 기술자 뿐 아니라 전 산업에 영향을 미쳤다. 인공지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가능한 모두가 인공지능을 배워야 하는 이유다. AI가 내놓는 결과를 하나의 ‘의견’으로 받아들이는게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인공지능 활용에 꼭 필요한 데이터는 어떻게?
문제는 실무에서 어떤 종류의 인공지능을 활용하느냐에 있다. 인공지능에 늘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과제는 ‘데이터’다. ‘빅 데이터’는 곧 이를 얻고 관리할 막대한 유무형의 자원으로 대변된다. 실무에서 활용하려면 ‘쉽게 취득할 수 있는 데이터’ 그리고 ‘적용이 가능한 데이터’에 기반한 인공지능이 답이 될 수 밖에 없다. 전세계 마이크로소프트 데이터 센터에서 응용 프로그램을 빌드하고 배포하고 관리할 수 있는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인 MS Azure를 활용한 MS Azure ML studio 같은 것들이 그 사례다. MS에서 수년 간 진행한 기계 학습 연구를 단순하고 사용하기 쉬운 단일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어 데이터를 처음 다루는 사람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고 별도의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구입도 필요 없다. 다양한 알고리즘을 사용해 실험을 할 수 있고, 훈련시킨 모델을 API로 배포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개발 환경도 장점이다.
왜 어떻게 노코드 AI 방법론을 시작하게 되었는가?
김대성님의 개인적인 경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많은 비전공자들이 공감하는 내용이기도 할 것이다. 모두가 인공지능을 이야기하는데 그리고 내 업무도 분명 인공지능과 직,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영역인데 무언가 소외되어 있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특히 커먼컴퓨터는 AI 개발과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와 플랫폼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다보니 Deep한 부분의 이해와 지식이 필요하다. 비전공자로서 AI를 배우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인터넷을 생각해보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윅스라는 사이트를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일일이 코딩을 해서 웹페이지를 만드는 게 아닌, 개발 지식이 없어도 쉽게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윅스 또한 언택트 바람을 타고 큰 성장을 이뤘다.) 개발자들을 타겟으로 한 제한된 시장에서 벗어나 누구나 배울 수 있는 AI 학습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도 이 대목이었다고 한다.
노코드 AI 솔루션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있다면?
노코드는 이미 현업에서도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분야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언쿼크(Unqork)라는 노코드 플랫폼인데 이미 골드만 삭스, 알바펫, 블랙록에서 투자를 유치하며 20억 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몇 주, 며칠 만에도 앱이나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다. 데이터 측면에선 Azure ML studio, Parabola.io 를 활용해 만든 코로나 API나 회사 부도를 예측하는 시스템, 그 밖에 딥러닝을 활용한 코로나 확진자 판별이나 화상면접 모의 연습 같은 전이학습, 버블 같은 웹앱 플랫폼 등이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우리와 보다 가까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실제 적용 사례도 궁금해진다. 대성님 주도로 이화여대와 커먼컴퓨터, 커뮤니티 등의 100여 명이 실제 적용 사례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스터디를 하고 있단다. 김대성님은 회사에서 새로 AI를 개발할 필요 없이 오픈소스로 공개된 AI를 API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Ainize.ai라는 제품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를 비전공자들도 잘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스터디에 소개했더니 참여자들 과반수 이상이 이를 활용하여 AI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중 실제로 상용화 출시를 앞두고 있는 Vday라는 OCR 기반 비건식 판별 서비스는 비개발자인 디자이너가 주도하고 있다.
노코드의 가능성은?
사실 모든 건 ‘절실함’에서 시작된다. 시계가 바삐 돌아가는 현업에서는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쓰는 경제학적 사고는 ‘생존’의 기술이다. ‘저비용 고효율’이 잘 통하지 않는 곳이 개발의 세계다. 개발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되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적 문제는 끊임없이 튀어 나온다. 수정과 보수도 필수다. 개발자들끼리만 이해할 수 있는 혹은 개발자들끼리도 이해하기 힘든 문제에 맞닥뜨려 코드를 다시 짜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나마 개발자 구하기도 어렵다는 이야기도 솔솔 들린다. 노코드는 이러한 문제들을 빠르게, 그리고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다. 처음부터 개발자를 투입하는 것보다 노코드로 밑그림을 그리고 시작할 수 있다는 면에서 큰 니즈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노코드는 개발자와 전문가가 부족한 산업에 우선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문제는 아직 프로덕션 레벨까지 간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코딩을 하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공부는 해야 한다. 이 점에서 지속적인 투자와 교육은 필연적이다. 최근엔 노코드 개발자 채용 문구도 종종 등장한다니 고무적인 일이다.
한계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개인적인 경험으로 노코드의 한계를 반추해본다. 대학원에서 가장 힘든 것 중 하나가 모든 과목이 영어로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어려운 국제법을 공부하기도 힘든데 여기에 온갖 어려운 용어가 그것도 영어로 적혀 있다보니 공부에 걸리는 시간이 배는 걸렸다.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인공지능을 배울 수 있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이건 곧 한계도 동반한다. 국제법이 어렵다고 한국어로 번역된 책을 읽자면 물론 당장의 이해에는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실제 활용되는 세계는 ‘영어’ 기반의 세계이기 때문에 결국 다시 영어 원서를 읽어야 한다. 이미 많이 사용되는 패턴의 경우 노코드로 충분할 수 있지만 새로운 혁신은 코드와 수학에서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코드의 미래가 밝은 것은 ‘융합’의 힘에서 온다. 개발자와 비개발자로, 문과와 이과로 나뉘어 있는 사회 분위기 속에 ‘문송합니다’라는 자조 섞인 말이 여기저기서 들리고 ‘예술은 돈이 안된다 개발자가 갑이다’라는 말도 흔하다. 세상은 문과와 이과로 나뉘어 돌아가지 않는다. 과학의 힘으로만 세상이 발전하지 않았고 철학의 힘으로 혹은 돈의 힘으로만 세상이 돌아가는 건 아니다. 인공지능에 윤리가 필요하듯 과학에는 철학이 필요하고 반대도 마찬가지다. 커먼컴퓨터 김민현 대표가 중간에 ‘개발자의 사고’에 대해 설명했다. 마치 레고를 쌓듯 하나하나 쪼개서 봐야하는 개발적 사고도 기술 기업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그도 이야기했듯 맹점은 이걸 합해서 하나의 완성된 그림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리스크에 있다. 결국 백지에 길지만 짜임새 있는 글을 적어내려가는 게 익숙한 인문학적인 시각도 필요한 법이다. 노코드가 가져올 수 있는 진짜 힘은 ‘융합’에 있다고 본다.
앞으로 노코드 AI 커뮤니티 또는 활동과 관련하여 어떤 계획이 있나?
노코드 AI 커뮤니티와 활동이 더 기대되는 대목이다. 구글에서 만든 Teachable Machine처럼 일반인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툴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리는 등의 작업을 비롯해 실질적인 노코드 제품과 서비스 사례가 나올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한다. 커먼컴퓨터 회사 차원에서는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인공지능 전문가와 도메인 전문가가 함께 누구나 쉽게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하는 일이 진행중이다.데이터 과학자와 실제 인공지능 개발자, 그리고 비전공자로 노코드 AI를 만들어나가는 세 사람의 만남이 이색적이면서도 의미있었다. 앞으로의 방송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 본 글은 커먼컴퓨터의 김대성 PM이 공동 진행한 디라이브(#DILIVE) 클럽하우스 방송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공유할 때는 꼭 출처를 밝혀주세요. 노코드 커뮤니티로 오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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